[보드게임] 신규 보드게임, 경쟁력 있게 선보이려면
#3
올린스튜디오 정석현 메이커의
" 보드게임 펀딩, 성공했습니다 "
메이커 '올린스튜디오' 프로필

브랜드명 | 브랜드 론칭일 | 대표 프로젝트 | 서포터 수 | 펀딩 모집금 | 만족도 | 누적 펀딩 횟수 | 누적 펀딩금 |
|---|---|---|---|---|---|---|---|
올린스튜디오 | 2019.12.03 | 1,738명 | 약 6천만 원 | 4.5점 | 8회 | 약 1억 원+ |
이야기 3줄 요약
- 보드게임 제작부터 유통까지 전과정을 직접 진행하는 올린스튜디오는 새로운 디자인의 화투를 선보이기 위해 와디즈를 찾았습니다.
- 다수의 보드게임 펀딩으로 쌓은 노하우를 살려 리워드의 차별점을 이해하기 쉽게 풀어냈어요.
- 기존 화투의 어려움에 공감한 서포터님들의 지지를 받으며 누적 펀딩금 1억+, 만족도 4.5점을 달성했습니다. 피드백을 통해 더 나은 제품을 만들기도 했죠.
사람과 손맛
아날로그 감성의 결정체, 보드게임

국내외 보드게임 박람회에 참여하는 올린스튜디오 정석현 메이커님
Q. 안녕하세요. 올린스튜디오와 메이커님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다양한 소재를 이용해 장르를 넘나드는 게임을 개발하는 인디 보드게임 전문 레이블 올린스튜디오의 대표이자 ‘만월화투’ 프로젝트의 메이커 정석현입니다. 보드게임은 제가 중학생 때부터 꾸준히 접했던 취미 생활입니다. 이전 회사에서 사이드 프로젝트로 "튤립홀릭" 이라는 게임을 출시했던 것을 계기로 독립해 레이블을 설립했어요.
그동안은 카드 게임을 주로 선보였으나, 최근 디자인 체스 제품을 론칭하며 입체 기물을 이용한 게임도 개발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세계 시장에서도 사랑받는 보드게임을 만들고 싶어 일본, 독일 등의 박람회에 참가하며 차근차근 경험을 넓혀가는 중입니다.
Q. 메이커님이 생각하시는 보드게임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아날로그 감성을 가장 큰 매력이라 여깁니다. 쉽게 접속할 수 있는 모바일 게임도 재밌지만, 보드게임이 주는 재미는 그 결이 다르다고 생각해요.
보드게임에는 상대의 표정을 보면서 블러핑 섞인 대화를 나누고, 좀 전까진 내 편인 줄 알았던 이가 갑자기 돌아서는 배신 요소, 정치적인 플레이 등 대면에서만 느낄 수 있는 포인트가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사람과 사람이 빠르게 가까워지죠. 전기가 필요한 것도 아니고 좋아하는 이들과 얼굴을 맞대고 함께하는 것이기에,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도 사랑받는 분야가 아닐까 싶습니다.

직접 스케치하며 게임 구조를 잡아가는 모습
Q. 게임을 개발할 때 다양한 소재를 이용한다고 말씀해 주셨어요. 소재에 대한 영감은 어디서 얻으세요?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개발을 시작하는 편이라, 특별한 소재에 대해 항상 생각합니다. 고양이처럼 사람들이 좋아하는 소재는 많지만 그만큼 관련된 게임도 많습니다. 아무리 좋은 주제라도 시중에 흔하면 경쟁력이 떨어지니 일단 배제하고, 보편적이지 않으면서 매력적인 테마를 고민합니다.
소재를 발굴하기 위해 평소 공상을 즐기고 일상에서도 매 순간 깨어 있으려 노력하는 편이에요. 음식을 먹거나 여행을 갔을 때, 새로운 걸 접할 때마다 '이것도 보드게임으로 만들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상상을 하죠. 일종의 직업병인데 소재를 발굴하는 것 역시 저의 일이고, 보드게임은 테마부터 끌려야 구매전환율이 높다 생각해 소재 선정에 많은 시간을 투자합니다.
나만의 관점에서 탄생하는 대체불가능한 게임
Q. 신규 게임을 개발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이 있다면요?
몰입도를 가장 중요하게 여깁니다. PC나 모바일 게임은 화려한 이펙트, 빵빵한 사운드로 몰입감을 줄 수 있지만, 보드게임은 그 어떤 효과나 움직임 없이 상상력만으로 게임을 해야 해요. 충분히 집중하지 못하면 재미를 느끼기 어렵고, 이는 이탈로 이어지죠.
그래서 저는 스시 장인이나 고고학자와 같이 유저가 기존에 경험하지 못했던 역할을 쥐여줌으로써 새로운 상황에 몰입하게 만듭니다. 그런 다음 여러 장치를 통해 스스로를 게임의 일부라 느낄 수 있도록 해요.
Q. 몰입감은 개인차가 있고 주관적인 부분이라 쉽지 않을 듯한데요.
아무래도 그렇죠. 그래서 저는 테마를 먼저 정하고, 특정 상황에서만 뽑아낼 수 있는 포인트가 무엇인지, 이를 어떻게 구현할지를 깊게 고민합니다.
메커니즘에서 보드게임이 시작되면 게임 자체는 재밌지만, 상대적으로 몰입도가 떨어질 수 있습니다. 승패를 위해서만 게임이 진행되니까요. 하지만 테마부터 접근하면 그 상황이어야만 가능한 메커니즘 같은 게 있어요.
'스테이크 매장'을 테마로한 그릴홀릭 보드게임
올린스튜디오의 게임 중 스테이크 매장을 주제로 한 그릴홀릭의 경우, 들어온 주문에 맞게 스테이크를 제공하니 게임이 다소 밋밋한 경향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주사위를 던져 굽기를 정하는 규칙을 추가했어요.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주사위로 랜덤성을 부여한 거죠. 이렇게 특정 메커니즘으로 제약을 걸어주면 유저는 게임에 깊게 빠지게 되고, 작은 디테일들이 모여 큰 몰입감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Q. 카페에서 주로 즐기던 과거와 달리, 요즘은 보드게임을 구매하는 경우도 많아졌어요. 소장하고 싶은 게임을 만들기 위해 생각해 봐야 할 점은 무엇일까요?
나날이 시장이 커지는 만큼 대체 불가능한 독창성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보드게임 박람회 관람객은 매년 늘어나고, 창작자도 많아졌어요. 비대면이 화두였던 코로나 기간에도 매출은 더 높아졌죠.
공공장소가 아닌 집에서, 마스크를 벗고 만날 수 있는 사람들과 게임을 하겠다는 인식이 생기며 게임을 소장하는 문화가 형성된 듯합니다. 그러다 보니 출시되는 보드게임의 수 또한 증가했는데, 문제는 신제품만 경쟁 대상이 아니라 4,5년 전에 나온 기존 게임과도 경쟁해야 한다는 거예요. 그렇기에 '이런 게임 본 적 없죠?'라고 어필할 수 있어야 합니다. 재미는 당연한 거고요. 소장 목록에 유사한 게 없어야 구매로 이어지는 만큼, 기존 게임들을 분석하되 그들과 어떻게 다른지를 잘 담아내는 게 중요해 보여요.
리워드 제작비 부담을 덜어준 크라우드펀딩
그리고 와디즈

올린스튜디오 메이커님의 첫 펀딩 '만월화투'
Q. 처음 올린스튜디오를 시작하셨을 때부터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제품을 선보여 주셨는데, 펀딩을 진행한 계기가 있을까요?
디자인과 졸업생인 제게 크라우드펀딩은 친숙한 서비스였어요. 과 특성상 펀딩 프로젝트를 통해 단행본이나 사진집을 출간하는 경우가 많았거든요. 그러다 우연한 계기로 인디고고라는 미국 플랫폼 본사에 방문하면서 그 취지나 진행 방식 등을 자세히 알게 됐습니다. 내재화된 지식이 있다 보니 신제품을 선보이는 창구로 크라우드펀딩을 떠올리기 쉬웠어요.

또, 생산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것도 메리트였습니다. 제작 후 바로 출시할 수 있는 모바일 게임과 달리 보드게임은 실물 리워드를 전달해야 해 사전 제작비가 필요합니다. 처음부터 많은 양을 만들면 비용도 재고도 부담인데, 크라우드펀딩은 후원을 받아 제품을 제작할 수 있으니 리스크가 크게 줄었죠.
Q. 와디즈에는 어떻게 오시게 되었는지도 궁금해요.
규모나 활성 사용자 수 측면에서 와디즈가 경쟁력 있다 판단했습니다. 다수의 프로젝트를 진행한 덕에 게임 제작과 펀딩 프로세스에는 익숙한 편이었습니다. 문제는 와디즈에서 선보인 ‘만월화투’의 경우, 대중에게 친숙한 게임을 재해석했다는 점에서 자체 개발 건과 상황이 달랐습니다. 이미 알려진 게임이기에 규칙보다는 새로운 UI의 매력을 어필해야 했는데, 화투를 즐기는 분들께 바뀐 디자인이 어색하게 느껴질까 봐 고민이 많았어요.
그래도 화투는 오랜 시간 우리와 함께한 만큼 보드게이머 분들보다는 일반인 분들께 반응이 더 좋을 거라 생각했죠. 그래서 기존 성공 사례도 있고 많은 서포터님들이 계시는 와디즈를 선택했습니다. 제 고민이 헛되지 않았는지 감사하게도 하루 만에 초도 물량이 완펀되는 성과를 거뒀어요. 안도의 한숨과 함께 바로 2차를 준비하던 순간이 아직도 기억납니다.
서포터님과 함께하며 향상된 제품의 퀄리티
누적 약 1.5억 원을 달성한 만월화투 프로젝트
Q. 와디즈에서만 총 8번의 펀딩을 진행하셨어요. 펀딩을 지속하게 한 요인은 무엇인가요?
와디즈에서 얻을 수 있는 장점이 분명했기 때문입니다. 첫 번째 장점은 서포터 피드백을 통해 제품을 개선할 수 있는 거예요. 4쇄에 들어간 만월화투는 매회 조금씩 개선되고 있는데, 이건 다 서포터님들이 보내주신 피드백 덕분입니다.
펀딩이 종료 후 A/S까지 마치면 혼자 프로젝트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요. 즐겁게 플레이하셨다는 후기를 보며 새로운 창작의 원동력을 얻기도 하고, 따끔한 피드백 속에서 개선점을 찾아 수정하기도 합니다. 마음 아픈 순간도 종종 있지만, 이러한 의견을 통해 더 나은 제품을 만들 수 있어 긍정적으로 생각합니다.

두 번째는 쌍방 소통이 가능하다는 겁니다.
스토어 입점, 프로모션 등 와디즈에서 여러 기회가 있었던 덕분에 많은 서포터님들을 만났는데요. 그러면서 만월화투가 선물용으로 인기가 좋다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 저는 개인소장용이 많을 거라 생각했기에 의외였죠.
여기서 힌트를 얻어 지금 진행 중인 펀딩은 어버이날 선물을 컨셉으로 잡았습니다. 서포터님들의 피드백을 통해 떠올린 것이기에 감사의 의미로 카네이션 엽서도 추가했고요. 서포터의 생생한 목소리에서 아이디어를 얻고 프로젝트를 통해 감사함을 되돌려 드리는, 쌍방 소통이 가능한 게 와디즈의 매력이라 생각합니다.
Q. 기존 고객분들과 와디즈 서포터님들 간 다른 점을 느끼셨는지 궁금해요.
와디즈에는 얼리어답터의 성향을 가진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보드게임 페스타와 같이 오프라인에서 만난 고객님들은 게임을 직접 만져보고 플레이해 본 후 구매하세요.
하지만 와디즈 서포터님들은 스토리만 읽고도 기꺼이 펀딩해 주시죠. 머릿속에서 시뮬레이션 해 본 것만으로 펀딩을 결정하는 거라, 상상력이 더 뛰어난 분들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프로젝트를 준비할 때 어떻게 이분들의 상상력을 자극할 수 있을지를 신경 써요.

서포터의 입장에서 이해하기 쉽게 설명된 '그릴홀릭' 게임 설명
Q. 여러 프로젝트를 통해 느낀 ‘보드게임 펀딩의 어려움’이 있다면요?
모든 면에서 쉽지 않은데, 규칙을 이해시키는 게 특히 어려운 것 같아요. 보드게임은 단지 예뻐서 사는 게 아닙니다. 서포터님들은 머릿속에서 주사위를 던져보고 누구와 플레이할지 까지 생각한 다음, 그 결과가 만족스러워야 펀딩에 참여하시죠.
그래서 게임 규칙을 간단 명료하게 전하는 것은 물론, 어떤 상황에서 재미를 느낄 수 있는지까지 세세하게 그려줘야 합니다. 하지만 메이커는 게임을 직접 만들었고 너무 잘 아는 내용이라 이를 생략하기 쉬워요. 화투나 체스처럼 익숙한 게임이 아닌 이상, 스스로가 프로젝트를 처음 접한 제삼자라 생각하며 스토리를 두 번, 세 번 체크하는 게 필요합니다.
게임의 매력을 보여줄 ‘단 하나의 스토리’를 고민해 보세요.

Q. 마지막으로 와디즈에서 보드게임 펀딩을 준비하는 예비 메이커님들께 한 말씀 부탁드려요.
보드게임을 만드는 것과 펀딩 스토리를 디자인하는 건 전혀 다른 영역임을 아시면 좋겠습니다. 분명 재밌게 만든 게임인데 어필하지 못하는 경우들을 봤거든요.
뛰어난 제품도 이해시키지 못하면 반응을 끌어낼 수 없으니, 펀딩 프로세스와 성공 프로젝트들을 충분히 분석해 봐야 해요. 단, 해당 스토리는 그 보드게임이어야만 의미가 있으니 그대로 사용하는 건 추천하지 않습니다. 이 흐름이 서포터님들의 이해를 어떻게 도왔을지, 펀딩이 잘 된 요인은 무엇인지를 고민하고 에센스만 뽑아 자신의 프로젝트에 적용해 보시면 좋겠어요. 혼자가 어렵다면 와디즈에서 제공하는 기획 서비스의 도움을 받는 방법도 있고요.
수차례 펀딩을 진행했지만 게임마다 메커니즘과 테마가 다르기에, 스토리를 쓰는 일은 제게도 매번 새로운 도전입니다. 하지만 모든 프로젝트마다 배우는 게 있었고 이를 통해 또 다른 소재, 더 다양한 기물을 이용한 보드게임을 만들 수 있게 되었다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도전을 통해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드릴 테니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글 정다혜 편집 한지혜

